1. 영화 클래식 줄거리
책을 정리하고 있는 지혜는 잠깐 한눈을 팔다 그만 책들을 떨어뜨리고 맙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락방의 책을 정리한 지혜는 문득 다락 한편에 놓인 한 상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지혜는 이 추억이 가득한 상자를 조심스레 열어보며 천천히 편지를 읽어나가는 중 전화가 걸려옵니다. 지혜가 전화를 받으러 자리를 비운사이 편지들은 바람에 날려 흐트러집니다. 지혜에게 전화를 한 사람은 그녀의 친구 수경으로 수경이 좋아하고 있는 상민을 함께 만나자고 말합니다. 지혜는 상민을 짝사랑하는 수경을 위해 연애편지를 대필해 주었습니다. 어느 날 지혜는 상민과 수경의 연극연습을 보러 찾아갔고 그녀 역시 수경과 마찬가지로 상민을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지혜는 무대연출에 집중하는 상민의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지만 수경과는 다르게 지혜는 상민에게 좋아하는 티를 내지 못합니다. 수경은 상민에게 지혜를 소개해 주지만 지혜는 수줍은 나머지 겨우겨우 인사만 건네게 됩니다. 그런 지혜에게 수경이 그녀를 초대를 한 것입니다. 지혜가 통화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자 집안이 엉망이 되어 그녀는 주섬주섬 편지들을 정리하던 중 부모님의 이름인 성주희, 윤태수가 적힌 편지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지혜는 편지 속에서 낯선 이름 오준하도 발견하고 상자 한편에 자리한 일기장도 발견하게 됩니다. 일기장을 펼쳐보니 사이에 끼워져 있던 한 남자의 사진을 발견하게 됩니다. 과거의 오준하는 창가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으며 그런 준하를 지혜의 아버지 윤태수가 큰 목소리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미 정략결혼의 상대가 있는 태수는 준하에게 편지의 대필을 부탁하며 결혼상대의 사진을 보여줍니다. 지난여름방학 준하는 외삼촌이 계신 시골에 머무르며 시골 친구들과 고기를 잡고 있던 중 소 달구지를 타고 지나가는 지혜의 어머니 성주희를 보게 됩니다. 준하는 주희에게 무심코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주희도 함께 손을 흔들어 줍니다. 어느 날, 소똥을 파헤치며 쇠똥구리를 찾고 있던 준하와 친구들을 주희와 그녀의 친구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준하와 다르게 귀하게 자란 티가 나는 주희의 모습에 그녀가 준하에게 질문을 하자 그는 예라는 대답밖에 하지 못합니다. 갑자기 주희는 준하에게 내일 자신과 함께 흉가에 가자고 부탁하고 준하는 알겠다며 수락을 합니다. 다음날 주희와의 약속을 위해 준하는 쪽배에서 그녀를 기다립니다. 이 둘은 수줍게 인사를 나누고 준하는 간신히 쪽배를 강물에 띄워 흉가로 향합니다. 어느덧 소문의 흉가에 도착하게 된 준하와 주희는 조심스럽게 곳곳을 살펴보는데 준하가 앞장서서 흉가의 방문을 열어보고는 기겁을 하면서 도망칩니다. 뒤를 이어 주희도 흉가에 천천히 다가가 보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그 안에서 노숙자가 나옵니다. 주희도 놀라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며 이렇게 두 사람은 첫 추억을 만들게 됩니다. 그러는 사이 갑자기 세찬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하고 그들이 타고 온 쪽배가 멀리 떠내려가자 두 사람은 난감해합니다. 준하와 주희는 비를 피할 곳을 찾아 달리다 그만 주희가 넘어지고 맙니다. 제대로 걷지 못하는 주희를 등에 업는 준하는 다행히 수박밭에 있던 한 오두막을 찾아 그곳에서 비를 피합니다. 오두막 안에서 준하는 그녀를 안심시키며 수건 대신 자신의 옷을 건네 몸을 말리라고 합니다. 그리고 비가 그치자 준하는 금세 수박서리를 해 오고 두 사람은 사이좋게 수박을 나눠먹으며 또 다른 추억을 만들게 됩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반딧불이 가득한 다리에 도착한 준하는 주희를 위해 반딧불을 잡아주어 두 사람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하나 더 생깁니다. 이러한 값진 추억을 만들어 준 주희는 준하에게 자신의 목걸이를 채워줍니다. 주희가 준하에게 나지막이 작별인사를 하는 그때 그녀의 할아버지가 준하를 막아서더니 뺨을 때립니다. 준하는 뺨을 맞은 것보다 그녀와의 헤어짐에 더 가슴 아파합니다. 그런데 주희는 준하와 함께 한 그날 감기에 걸려 며칠을 앓다가 결국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기 위해 떠났다고 합니다. 그렇게 준하는 태수의 약혼녀인 주희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습니다. 현재의 지혜도 그런 과거의 준하를 상상하며 함께 미소를 짓습니다. 한편 과거의 준하는 태수의 부탁대로 주희에게 줄 편지를 대필해 줍니다. 준하는 정성스레 태수의 연애편지를 적어 내려 가지만 편지를 받는 사람이 주희라서 그는 가슴이 아파옵니다. 마침내 태수는 주희에게 답장을 받고 그녀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학교 음악회에 초청을 받게 되어 준하와 함께 그녀의 학교를 찾게 되었습니다. 주희가 무대에 오르자 준하는 그녀의 시선을 잡으려 노력했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그리고 준하는 주희의 연주를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을 준비했지만 그녀는 약혼자인 태수와 양가부모님들게 둘러싸여 있어 꽃다발을 건넬 수 없었습니다. 바로 그때 주희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준하를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주희도 준하도 서로 아는 척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를 기다리던 준하는 자신을 찾아 뛰어다니는 주희를 발견하게 되고 결국 이 둘은 마주하게 됩니다. 주희도 준하처럼 그날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현재의 지혜는 수경과 상민을 만나기 위해 그들에게 향했고 수경은 상민에게 적극적으로 애정공세를 펼치는데 지혜는 그저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경이 눈치를 주어 지혜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 자리를 떠나려 하자 상민은 다급히 지혜를 불러 세워 그녀에게 선물을 건넵니다. 그렇게 지혜가 상민의 선물상자 중 하나를 골라 돌아가던 중 얄미운 수경은 자신의 상자와 바꿔버립니다. 지혜는 집으로 돌아와 상민이 준비한 선물을 조심스레 포장을 풀어보는데 상자 안에는 작은 인형과 함께 쪽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혜는 쪽지의 내용을 보고 깜짝 놀라는데 원래 수경의 상자 안에 있던 상민의 쪽지에 지혜는 맥이 풀려버립니다. 한편 과거의 태수는 주희와 만나기로 한 포크댄스 수업에 준하를 데리고 갑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지만 준하와 주희는 처음 만난 듯이 서로 인사를 나눕니다. 하지만 아무도 눈치못채게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태수가 주희를 집 앞까지 바래다준 후 준하는 가로등 밑에서 환한 미소로 그녀를 기다려 서로 뜨겁게 포옹을 합니다. 한편 현재의 지혜는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나무밑으로 몸을 피했고 상민도 비를 피하기 위해 그녀가 있는 나무밑으로 뛰어왔습니다. 상민은 애써 모른 척하던 지혜에게 인사를 건네며 도서관으로 간다는 그녀의 말을 듣더니 상민은 겉옷을 벗어 함께 빗속을 달려갑니다. 어느새 함께 발을 맞추며 달리는 두 사람은 너무도 빨리 도서관에 도착해 버립니다. 그리고 지혜는 몰래 숨어 상민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과거의 준하는 주희와 손을 마주 잡고 계단을 뛰어오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그녀에게 키스를 하려 하지만 주희는 준하를 밀어냅니다. 주희는 정해진 약혼자와 진정한 사랑사이에서 힘들어하고 점점 어긋나고 있는 두 사람의 머리 위엔 밤하늘의 별들만이 소리 없이 반짝입니다. 그리고 주희는 언젠가부터 준하를 만나주지 않고 혼자서 애타는 가로등 불빛을 모른척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다음 날, 주희는 집 앞에 놓인 준하의 쪽지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지혜는 그 쪽지를 천천히 펼쳐봅니다. 비가 세차게 내리는 그날도 준하는 주희를 기다렸지만 그녀는 이대로 끝낼 수 없는 준하를 뿌리치고 돌아섭니다. 그러나 주희는 망연자실해하는 준하에게 돌아와 그의 어깨에 기대어 웁니다. 서로를 향한 마음과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희는 비를 맞은 그날 이후, 심한 감기로 병원에 입원을 합니다. 그녀에게 문병을 온 준하는 태수에게 사실을 털어놓겠다는 말과 함께 병실을 나섭니다. 결국 태수와 마주한 준하는 그에게 자신을 때리라고 이야기합니다. 영문을 모르는 태수가 거부하자 준하는 주희와의 관계를 털어놓고 태수는 그에게 주의를 주며 쓸쓸히 떠납니다. 얼마 후 태수는 준하를 위해 그의 아이디어로 몰래 주희와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오래가지 못했고 평소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던 태수는 모든 사실이 들통나자 또다시 아버지에게 심한 구타를 당합니다. 그리고 이 비밀은 주희의 부모님의 귀에도 들어가게 됩니다. 어느 날 태수는 허리띠를 풀어 책상에 내려치고는 광기 어린 눈빛으로 사형의 방법들을 열거하기 시작하는데 결국 사형의 방법으로 교수형을 결정합니다. 그와 동시에 태수는 여지없이 또 쓰러지지만 이번에는 꾀병이었습니다. 양호실에 누워있던 태수는 조용히 일어나 유서를 단추에 끼우곤 거울의 자신에게 윙크합니다. 한편 준하는 태수를 보기 위해 한달음에 양호실로 달려오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목을 맨 태수였습니다. 준하는 주희와의 사랑이 이렇게도 힘겹고 괴로운 일이란 것과 그 사랑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태수의 병실에 주희가 찾아왔고 의식을 잃은 그를 보고 주희는 병실을 뛰쳐나갑니다. 그 모습을 본 준하가 그녀를 설득해 주희는 다시 병실로 발걸음을 옮기던 그때 그녀는 준하에게 기다리란 말과 함께 병실로 들어갑니다. 준하와 마찬가지로 태수에게 죄책감을 느낀 주희, 그리고 준하는 그런 주희의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자 필사적으로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아내고 있습니다. 주희가 다시 고개를 돌리자 준하는 사라진 후였으며 그곳엔 주희가 선물했던 목걸이만이 남아있었습니다. 현재의 지혜는 매점에서 비를 피하며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매점주인은 그녀에게 상민의 이야기를 해 줍니다. 예전 지혜가 비를 피하기 위해 나무밑에 있는 모습을 상민은 바라보고 있었고 이미 우산을 가지고 있던 그는 우산을 버리고 지혜에게 달려갔던 것입니다. 상민 또한 지혜를 향한 감정을 품고 있었던 것입니다. 비로소 지혜는 상민의 마음을 알게 되어 상민을 향해 빗속을 뚫고 달려 나갑니다. 그렇게 지혜와 상민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어느 날 지혜는 상민과 함께 여행을 떠나 과거의 준하와 주희의 추억이 담긴 강을 바라봅니다. 과거에서는 학생들의 시위현장에서 최루탄과 함께 군인들이 학생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그곳에서 대학생이 된 주희는 연신 기침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태수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주희는 반가운 마음에 태수와 이야기를 하고 곧 준하가 월남전 파병을 간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주희는 월남전 파병을 가는 군인을 실은 기차에서 준하를 찾고 있었습니다. 결국 주희는 어렵사리 준하를 찾았지만 그는 그녀를 애써 외면합니다. 준하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희는 살아서 와야 한다며 눈물 흘리며 창문을 두드렸고 준하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준하는 끝내 참지 못하고 주희를 향해 달려갔으며 그녀는 멀어져 가는 준하에게 예전 그 목걸이를 건네줍니다. 어렵게 다시 만난 두 사람은 그렇게 다시 헤어지게 됩니다. 준하는 한창 전쟁 중인 전쟁터의 총알이 빗발치는 곳에 있습니다. 밀려드는 적군에 의해 철수명령이 떨어지고 탈출을 위한 헬기에 거의 다다른 준하는 자신의 목에 있어야 할 소중한 목걸이가 없어진 것을 알아차립니다. 준하는 죽음을 각오하고 주희가 다시 준 목걸이를 찾기 위해 사선으로 뛰어들어 전사한 전우의 손에서 자신의 목걸이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준하는 사방에서 터지는 폭탄과 적들을 뚫으며 쓰러진 전우를 둘러메고 거의 탈출한 그때 그의 앞에 적의 포탄이 떨어지고 맙니다. 준하는 포탄의 충격으로 쓰러져 멀어져 가는 의식 속에서도 더듬더듬 목걸이를 찾아 손에 꼭 쥡니다. 한편 과거의 주희는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말끔한 차림의 준하가 택시에서 내립니다. 마침내 오랜만에 다시 마주하게 된 두 사람이지만 준하는 주희를 잊은 듯 그녀에게 결혼을 했다고 말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주희는 자꾸 눈물이 맺히지만 애써 담담한 척합니다. 그때 빈 테이블을 보며 이야기하는 준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주희는 준하의 눈앞에 손을 흔들어보고 그가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더욱 눈물을 흘립니다. 주희의 말에 당황한 준하는 급하게 자리를 떠나려 하지만 테이블에 걸려 넘어지며 주저앉아버립니다. 추억의 강가를 바라보는 주희를 부르는 남자의 손에는 준하의 유골이 들려 있습니다. 준하는 주희의 앞날을 위해 결혼을 했다고 거짓말까지 지어냈던 겁니다. 결국 준하의 유골은 주희와의 추억이 담긴 강가에 뿌려지며 그가 주희에게 남긴 것은 두 사람이 주고받던 편지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강가에는 지혜가 기억하는 무지개가 떠있었습니다. 또한 말없이 강을 바라보던 상민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자신의 목에 걸려있던 목걸이를 주희에게 건넸습니다. 바로 주희가 준하에게 주었던 그 목걸이였으며 상민은 준하의 아들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준하와 주희가 이루지 못한 사랑은 세대를 뛰어넘어 지혜와 상민이 대신 이루게 됩니다.
2. 로맨틱 코미디로 오해할 만한 전통 로맨스 영화
영화 개봉 후 초반은 손예진, 조인성, 조승우, 이기우 등 신인급 배우의 캐스팅으로 부진했지만 점점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흥행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개봉 후 두 달간 장기상영과 15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게 됩니다. 2000년대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굉장히 유행했던 시대였고 이러한 트렌드를 만든 사람이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클래식의 곽재용 감독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이 영화도 엽기적인 그녀의 연장선인 로맨틱 코미디가 아닐까라는 예상을 했습니다. 실제 영화를 홍보할 때 배우 손예진이 코믹 춤을 추는 모습과 영상 곳곳에 깨알같이 개그요소를 삽입해 로맨틱 코미디라는 기대로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태수역인 배우 이기우가 머리 중간이 싹 밀린 헤어스타일과 방귀 뀌는 연기도 감독이 의도한 개그요소입니다. 태수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가부장적이며 독재정권에 물든 아버지 때문에 항상 짓눌려 생활합니다. 그래서 태수의 모든 행동이 개그처럼 보이는 것은 그가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시간을 넘나드는 사랑이야기라 지금의 부모님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젊은 친구들에게는 옛날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특히 곽재용 감독은 과거를 노란색, 잿빛, 적자색 느낌으로 촬영하여 남다른 필터 활용으로 현재와 과거를 구분합니다. 그리고 촌스럽지 않은 색감을 찾기 위해 다양한 필터를 테스트한 후 촬영을 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감독은 비를 영화에 잘 사용하였습니다. 영화를 안 본 사람들도 다를 알고 있는 장면인 배우 손예진과 조인성이 빗속을 달리는 장면은 만약 비가 없이 맑은 날씨에 달렸다면 기억에 남을 정도로 낭만적이지 않았을 겁니다. 게다가 이 빗속을 달리는 장면은 총 세 장소에서 촬영하고 편집을 한 것입니다. 비를 피한 지혜와 상민이 나무에서 만나는 장면은 매점에서 잘 보여야 하기 때문에 매점 세트를 설치할 수 있는 학교에서 촬영했고 두 사람이 빗속을 뛰어가는 장면은 캠퍼스가 예쁜 장소에서 촬영했으며 도서관 창문 너머로 보는 장면은 도서관 창문 경치가 좋은 학교에서 촬영을 하였습니다.
3. 로맨스 취향은 달라도 모두를 설레게 만든 스토리
배우 조인성의 얼굴을 보기 위해 관람했다가 조승우의 연기에 반하는 영화로 약 20년 전 작품이지만 지금 보아도 아련한 사랑과 세련된 색채를 표현한 세련된 영화입니다. 그리고 손예진은 얼굴만 예쁜 배우가 아닌 영화 내내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관객들을 끝까지 몰입하게 만드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라 생각합니다. 이 세 배우의 연기력 때문에 영화 클래식에서 표현한 순수함과 가슴 아픈 사랑의 감정은 늘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으며 각자의 로맨스 취향은 다르지만 이 영화는 다들 재미있게 봤을 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준하가 전쟁터에서 주희가 선물로 준 목걸이를 찾지 않았다면 실명을 당하진 않았겠지만 목숨을 걸고서라도 그녀가 준 목걸이를 구하는 행동이 정말 주희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영화 OST로 유명한 그룹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음악은 이 영화와 관계없이 개봉 전 발표된 곡이지만 마치 이 영화를 위해 제작된 음악처럼 영화와 너무나 잘 어울려 많은 관람객들은 영화와 함께 발표된 것으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봉 당시 주인공들이 모두 어른 같아 보였으나 지금 다시 보면 너무나 풋풋한 모습이었고 현재는 모두 성공한 배우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 영화의 연기력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